제2형 당뇨병 치료제는 다양한 작용기전과 부가효과를 지닌 약물들이 등장하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그중에서도 DPP-4 억제제와 SGLT2 억제제는 최근 가장 널리 처방되는 경구용 약물로, 효과성과 안전성을 바탕으로 많은 환자에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두 약물군의 작용기전, 체중에 미치는 영향, 심혈관계 효과를 중심으로 비교 분석하여, 어떤 환자에게 더 적합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DPP-4 억제제: 안정성과 복용 편의성 중심의 치료제
DPP-4 억제제(Dipeptidyl Peptidase-4 inhibitors)는 인크레틴 호르몬의 분해를 억제하여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함으로써 혈당을 조절하는 약물입니다. 주요 성분으로는 시타글립틴(Sitagliptin), 삭사글립틴(Saxagliptin), 리나글립틴(Linagliptin) 등이 있으며, 주로 하루 한 번 복용으로 간편하게 사용됩니다. 이 약물의 가장 큰 장점은 저혈당 발생 위험이 낮고, 체중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특히 노년층이나 다른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어 선호도가 높습니다. 또한, 간이나 신장 기능이 어느 정도 저하된 환자에게도 용량 조절을 통해 사용할 수 있다는 유연성도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DPP-4 억제제는 혈당 강하 효과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며, 심혈관 보호 효과에 대한 근거는 SGLT2 억제제보다 제한적입니다. 최근에는 일부 연구에서 췌장염 또는 관절통과 관련된 부작용 가능성이 제기되었지만, 전체적으로는 부작용 발생률이 낮은 편입니다.
SGLT2 억제제: 체중감소 및 심혈관 보호 효과가 뛰어난 치료제
SGLT2 억제제(Sodium-Glucose Co-Transporter 2 inhibitors)는 신장에서 포도당의 재흡수를 억제하여 소변으로 배출함으로써 혈당을 낮추는 새로운 기전의 약물입니다. 대표적인 성분으로는 다파글리플로진(Dapagliflozin), 엠파글리플로진(Empagliflozin), 카나글리플로진(Canagliflozin) 등이 있습니다. 이 약물은 혈당 강하 외에도 체중 감소, 혈압 감소, 이뇨 효과 등의 부가적인 장점이 있어 복부 비만과 고혈압을 동반한 당뇨 환자에게 적합합니다. 특히 심부전이나 만성 신장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심혈관 및 신장 보호 효과가 입증되며, 다양한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우선순위로 권장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로감염이나 생식기 감염의 위험이 높고, 탈수나 저혈압, 케톤산증 등의 부작용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또한, 고령자나 이뇨제를 함께 복용 중인 환자에게는 주의가 필요하며, 신기능이 매우 저하된 경우에는 효과가 제한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치료 효과와 부가 효능 면에서 SGLT2 억제제는 큰 장점을 가진 약물군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심혈관 효과 비교: 고위험군에선 SGLT2 억제제 우세
DPP-4 억제제는 심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중립적인 효과를 보이며, 특정 약물(예: 삭사글립틴)의 경우 심부전 위험 증가와 연관된 연구 결과도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반면, SGLT2 억제제는 심부전 입원 감소, 심혈관 사망률 감소 등의 긍정적인 결과가 다수의 임상시험에서 입증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EMPA-REG OUTCOME 연구에서는 엠파글리플로진이 심혈관 사망률을 유의미하게 낮추는 효과를 보였으며, DAPA-HF 연구에서는 다파글리플로진이 심부전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근거는 SGLT2 억제제를 단순한 혈당 강하제가 아닌 심혈관질환 예방약으로 인식하게 만들었습니다. 따라서 심혈관질환의 병력이 있거나 위험요인이 있는 당뇨병 환자에게는 SGLT2 억제제가 더욱 적절한 선택이 될 수 있으며, 치료제 선택 시 심혈관 보호 효과를 고려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DPP-4 억제제와 SGLT2 억제제는 각각의 장점과 단점을 지닌 당뇨병 치료제입니다. 복용 편의성과 안전성을 중시하는 환자에게는 DPP-4 억제제가, 체중 감량 및 심혈관 보호 효과를 중시하는 환자에게는 SGLT2 억제제가 적합합니다. 주치의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자신의 건강 상태와 목표에 맞는 치료제를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